오늘은 Bryce Canyon National Park(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를 방문했던 경험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저희 가족은 이번 여행에서 St. George에 숙소를 잡고, Zion National Park와 Bryce Canyon National Park를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브라이스 캐년은 Zion과 비교하면 주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 꼭 새벽같이 출발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방문한 시기가 한여름(8월 초)이라 한낮에는 기온이 많이 올라갈 것 같았고, 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하이킹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았습니다. 방문 전에는 National Park Service 공식 홈페이지에서 날씨와 트레일 운영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오전 7시쯤 St. George에서 출발했습니다.
St. George에서 Bryce Canyon National Park로
St. George에서 Bryce Canyon까지는 차로 2시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Bryce Canyon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풍경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평범한 산과 숲 사이로 붉은색과 주황색의 암석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브라이스 캐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Bryce Canyon National Park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먼저 Visitor Center에 들렀습니다. 브라이스 캐년에도 공원 안을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저희가 도착했을 때가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햇볕이 상당히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셔틀을 기다리기보다는 렌터카를 이용해 주요 포인트를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Sunset Point에서 하이킹 시작
Visitor Center에서 파크 레인저에게 아이들과 함께 어느 코스로 걸어보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았습니다.
레인저분이 Sunset Point에서 시작해서 Sunrise Point까지 걸어보는 코스를 추천해 주셔서 저희도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차를 타고 Sunset Point로 이동했습니다.
Sunset Point의 주차장은 생각보다 상당히 넓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가 거의 오전 9시 30분 정도였는데도 아직 주차할 공간이 남아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차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걸어 전망대 쪽으로 나가자 사진으로만 보던 브라이스 캐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풍경을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수없이 늘어서 있는 후두(Hoodoo)였습니다.
Bryce Canyon의 상징, Hoodoo
Bryce Canyon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이 독특한 바위기둥인 후두(Hoodoo)입니다.
브라이스 캐년은 이름에 Canyon이 들어가지만, 일반적으로 강물이 오랜 시간 깎아서 만들어진 협곡과는 조금 다릅니다. 고원 가장자리가 오랜 시간 침식되면서 거대한 자연 원형극장(amphitheater)과 같은 지형이 만들어졌고, 그 안에 수많은 후두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물이 암석의 틈으로 들어간 뒤 얼고 녹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암석이 조금씩 갈라지고 침식되어 지금과 같은 독특한 바위기둥들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볼 때도 멋있었지만 실제로 전망대에 서서 보니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주황색, 붉은색, 흰색이 섞여 있는 수많은 후두가 협곡 아래쪽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이 정말 독특했습니다.
Sunset Point에서 Sunrise Point까지
저희가 걸었던 길은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트레일이 아니라 Sunset Point와 Sunrise Point를 연결하는 Rim Trail 구간이었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한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비교적 평탄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어렵지 않았고, 걸으면서 계속 Bryce Amphitheater와 후두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전망대와 트레일 주변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일부 구간은 가장자리와 가까워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절벽 가장자리에서는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은 분이라면 굳이 긴 하이킹을 하지 않더라도 Sunset Point와 Sunrise Point 사이만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걸었을 때는 사진을 찍고 풍경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이동했는데도 대략 30분 이내에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두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Sunrise Point에 도착한 뒤에는 협곡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트레일이 보여서 저희도 조금 더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전망대 위에서 내려다보던 후두 사이로 직접 들어가기 시작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수많은 후두가 하나의 거대한 풍경처럼 보였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바위기둥 하나하나의 모양이 전부 달랐습니다.
어떤 것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성이나 탑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약 30분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후두를 가까이에서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햇볕이 훨씬 강해졌고 기온도 계속 올라갔습니다. 내려갈 때는 괜찮았지만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이들과 더 깊이 내려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지점에서 돌아서 다시 Sunrise Point 쪽으로 올라왔습니다.
이 부분은 한여름에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꼭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려갈 때보다 다시 올라오는 길이 훨씬 힘들기 때문입니다.
다시 Sunset Point로
Sunrise Point로 다시 올라온 뒤에는 Rim Trail을 따라 Sunset Point까지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서도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후두의 모습이 계속 달라져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Bryce Canyon은 낮의 풍경뿐 아니라 밤하늘을 보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주변의 인공조명이 적고 고도가 높아서 맑은 날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일정 때문에 밤까지 머물지는 못했는데,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밤하늘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름처럼 Sunrise Point에서 보는 일출과 Sunset Point에서 보는 풍경도 상당히 아름답다고 합니다. 저희는 아쉽게도 일출이나 일몰 시간까지 머물지는 못했습니다.
또 하나 보고 싶은 것이 겨울의 Bryce Canyon입니다.
붉은색과 주황색 후두 위에 하얀 눈이 쌓이면 여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언젠가 겨울에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avajo Loop Trail
다시 Sunset Point에 도착했을 때 아래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이 보였습니다.
바로 Navajo Loop Trail이었습니다.

Navajo Loop는 Sunset Point에서 협곡 아래쪽으로 내려가 후두 사이를 걸어볼 수 있는 브라이스 캐년의 대표적인 트레일 중 하나입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미 Sunrise Point 쪽에서 협곡 아래로 조금 내려갔다 왔고 날씨도 상당히 더워진 상태라 Navajo Loop 전체를 걷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브라이스 캐년에서 짧게라도 후두 사이를 직접 걸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트레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저희처럼 여름에 방문한다면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Inspiration Point
사실 Bryce Canyon에는 Sunset Point와 Sunrise Point 외에도 여러 전망대와 트레일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하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었겠지만 저희가 방문한 때는 한여름이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 무리해서 모든 곳을 가는 것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공원을 떠나기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차를 타고 Inspiration Point에 들렀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Bryce Amphitheater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수많은 후두가 층층이 늘어서 있는 모습과 그 뒤로 펼쳐지는 산과 숲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더라도 Inspiration Point는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Bryce Canyon을 다녀와서
Bryce Canyon은 처음에는 몇 군데 전망대를 보고 사진을 찍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전망대 위에서 보는 모습과 트레일을 따라 후두 사이로 내려가서 보는 모습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특히 사진으로는 그 규모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저희처럼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Sunset Point → Sunrise Point → 짧은 하이킹 → Sunset Point → Inspiration Point 정도로 둘러보는 것도 무리 없이 브라이스 캐년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하이킹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하루만 잠깐 방문하기에는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트레일도 다양하기 때문에 캠핑이나 숙박을 하면서 며칠 동안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한여름이라 더위 때문에 많이 걷지는 못했지만, 수없이 늘어선 후두를 직접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Bryce Canyon을 방문하게 된다면 조금 더 선선한 계절에 와서 Navajo Loop를 제대로 걸어보고, 밤에는 별도 보고 싶습니다.
